지나간 저장매체에 대하여
모든 것을 스트리밍하는 시대입니다.

모임 별

모임 별의 2018 새 음반 주인 없는 금이 LP로 발매되어 향뮤직을 통해 샀습니다. 사랑해요 모임 별❤

LP에 대하여

음반은 CD로도 발매되었는데요. 왜 7할이나 더 비싼 LP를 샀는지에 대하여 묻는다면, 그야 당연히 LP가 더 힙하니까요.

저는 LP를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건 사실 CD도 마찬가지입니다. LP는 자기 테이프에, 자기 테이프는 CD에, CD는 MP3 플레이어에, MP3 플레이어는 스트리밍에 그 자리를 넘겨줬습니다.

스트리밍에 대하여

모든 것을 스트리밍 하는 시대입니다. 한 달에 9.99달러를 내면 수천 만곡을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고, 7.99달러에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으며, 9,900원에 2만 권이 넘는 책을 볼 수 있잖아요.

이런 소비 방식은 디지털 시대를 살기 때문에 받는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이 없었다면 미국의 대중음악이나 프랑스의 전자음악을 듣기 위해 테이프나 CD를 사서 배 혹은 비행기로 배달받아야 하는걸요. 아니, 그 존재조차 모를지 모르죠.

사악한 인터넷이 산업을 파괴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선사했다고 생각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 성공이 이를 증명해주고요.

지나간 저장매체에 대하여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저장매체를 탄생시키고, 퇴락시켰습니다. 이제 매니아를 제외하면 테이프나 CD, 바이닐 레코드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나간 저장매체에 담긴 음원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음원은 스포티파이로 들으면 되지만, 스포티파이 구독을 갱신하지 않으면 제게 남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비용을 낮추고 모든 것을 소비할 수 있게 했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 소유욕이 이젠 더 이상 읽어 들일 수 없는 지나간 저장매체를 사게 합니다. 테이프나 CD, 바이닐 레코드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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