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근황

일사분기의 마지막에

2019.03.31

일사분기의 마지막에

오랜만이에요 여러분. 사실 일사분기중에 글 하나를 썼는데, 사회부적응자가 쓴 글 같대서 지웠어요. 어느정도 공감되는 피드백이에요. 몇 번이나 퇴고해도 나아지지 않는 문장이 썩 마음에 안 들기도 했고. 유머가 유머로 읽히지 않기도 했고요.

올 해를 돌아보니 버라이어티 합디다. 이 곳에서도 차마 말하기 어려운 굉장한 일들이 좀 있었고, 몇은 진행중이에요. 그 중 하나는 이직인데, 수습기간 끝나고 기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동안 온라인에 남기진 않았어요. 아직 수습기간이 조금 남긴 했지만. 또 다른 굉장한 일들은 비밀이에요. 로또 당첨같은 건 아니고요. 로또 당첨되고싶다.

딱히 요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없어서 쓸 글이 없어요. 그래서 신변잡기라도 해 봅니다. 그만큼 생각할 틈 없이 바삐 산 듯. 아 이거 좀 슬픈건가?

취미에 대하여

입버릇처럼 돈 드는 취미가 없다고 했는데 카드 명세서 보니 또 그건 아닌 것 같아요. 3월에는 쿠키런에 3만 8천원정도 썼고, 피시방도 꾸준히 가고. 스위치 디아블로도 샀고. 스포티파이는 3천원 정도. 넷플릭스는 프리라이딩 하고 있고. 어 다 해도 얼마 안 되는구나. 아, 올해 LP에 한 30만원 썼다. 그래도 스카이다이빙이나 스킨스쿠버처럼 시간 대비 비싼 취미는 아니에요.

전국민 취미인 음악감상, 영화, 게임 말곤 별 취미가 없는 것 같아 다른 취미를 찾아보려 했는데 딱히 관심가는 건 없었어요. 코믹스도 안 본지 한참 됐고, 유년기의 끝은 반 쯤 읽었는데 텍스트 읽는 건 피곤해.

개발은 많이 했는데, 일을 취미로 즐기는 것이 일을 했다고 해야 할 지, 여가를 보냈다고 해야 할 지 애매하네요. 순전히 재미만을 위해 아주 쓸데없는 걸 한 건 아니라.

개인주의에 대하여

동료와 잠깐 개인주의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 있는데, 개인주의 정의를 제대로 하지 못 한 게 마음에 좀 걸립니다.

내가 생각하는 개인주의는 공동체를 위해 내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렇기에 타인의 행복을 내가 앗아가는 걸 경계하는 거에요. 그래서 개인주의의 시작이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거고요. 관계보다는 개개인에 집중해요. 공동체의 규모는 상관 없어요. 사람이 둘 모이면 관계가 생기고 어느새 개개인의 행복보단 공동체 유지에 드는 비용이 많아져요. 저는 이런 걸 지양하는 거죠. 이렇게 살면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어요.

개인주의에 대한 큰 오해 중 하나는 개인주의자는 이기적이라는 생각인데, 전반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시각에 따라 맞다고 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회식을 하는데 내가 너무 피곤하고 집 가서 쉬고 싶다고 가정해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너무 즐거워해요. 내가 집에 가면 이 즐거움이 깨질 것 같아요. 공동체를 우선하는 사람이라면 좀 힘들어도 공동체를 위해 남겠지만 저는 이럴 때 그냥 집에 가요. 전체의 행복보다는 내 행복을 찾는거죠. 저는 동의할 수 없지만, 이게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일 수 있죠.

갤럭시s10+

한 2주 썼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좋아하시는 분, 사세요. 노트8 쓰다가 넘어왔는데 쓰지도 않는 펜 빠질 일도 없고 아름답고 좋습니다. 근데 노트8이랑 느낌이 크게 다르진 않아서 별 감흥은 없어요. 성능 향상은 체감되고요. 카메라 홀은 안 거슬려요.

asmr

최근 일주일 asmr 영상 들으면서 잤는데 없으면 허전해요. 유튜브에 있는 영상 딱 하나가 좋아서 그것만 들으면서 자요. 별 해괴한 영상이 많아 좋은 영상 찾기 힘들어서요.

씨-타입의 시대

씨타입 단자를 달고있는 디바이스를 여럿 쓰고 있습니다. 맥북프로, 갤텐플, 갤럭시버즈, 닌텐도스위치, 심지어는 버티컬 마우스까지 충전기는 단 하나 맥세이프 돌려 씁니다. 아 좋아라.

마치며

마땅히 쓸 글이 없기도 했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어서, 계간 형태로 (정확히는 분기마다 한 번 씩) 신변잡기를 쓰렵니다. 다음 계간 근황은 6월 말일에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