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미래세계다

2026.01.19

future

세대 구분하는 것 보면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큰 전쟁을 시작으로 베이비붐, X, Y(밀레니얼), Z, α, β, γ...

전쟁 이래로 대충 십여년씩 해서 세대라고 잘라놨는데, 나는 밀레니얼과 Z세대 사이에 껴있어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나마 MZ라고 묶어서 부를 땐 중간 값이라 MZ인가보다 했는데 요즘에는 Z와 α를 묶어서 잘파라고 한다더라.

내가 세대 구분 경계에 있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세대라는 것은 본래 번식이 기준이지 않은가? 세대 나누기 기준이 되는 인간 대표가 있어서, 예를들면 자르반 1세를 기준으로 세대를 나눠서 자르반 1세는 베이비 붐, 자르반 2세는 X, 자르반 3세는 Y, 자르반 4세는 Z세대가 되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누가 뭔 기준으로 잘라놨는지 통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새로운 아기는 매일 태어나니까 말이야. 어제 태어난 아가들은 알파인데 오늘 태어난 아가들은 베타라서 세대 특성이 다르다는 건 비약이 크게 느껴진다.

우리는 시대를 통과하면서는 어떤 시대를 지나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고 나서야 정의하기 시작한다. 만약 알파 세대가 다음 세대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성이 나타나기까지 100년간 지속된다면 어떨까? 감마세대들은 알파와 베타를 구분하는게 의미가 없으니 선조가 나눠둔 세대를 통합하는 작업을 할까? 이 글은 그런 상상이다.


알파의 시대

  • 젠지 꼰대들이 자꾸 악셀 팡션? 챗지티피 재미나이? 그런거 쓰지 말고 손으로 계산하라 그런다. 다 이유가 있다면서 AI 믿지 말라고 한다.
  • 젠지 부장님이 자동차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했다. 그러게 운전을 왜 직접 해? 위험하게.
  • 법원에서 검찰측 제미나이랑 피고측 챗지피티가 서로 공방한다. 내 시리는 부르지도 않았는데 "네, 말씀하세요." 한다.

베타의 시대

  • 국가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그 자리를 기업이 대신한다. 그동안 구글이 제미나이 팔아 번 돈이 어지간한 국가 GDP를 제쳐 돈이 남아돈다. 구글은 그 돈으로 미국 땅 절반을 사서 구글공화국을 선포한다. 구글 주식이 있으면 누구나 구글공화국 국민이 된다.
  • 시리는 아직도 알람 2개를 동시에 맞추지 못한다. 그래서 1개씩 차례로 맞춰야 한다.
  • 구글 AI가 노벨상 모든 부문을 5년간 연속수상한다. 특히 가장 최근에 문학상 수상한 작품 '스프레이 피죤 섬유탈취제 옐로미모사'는 냄새나는 인간과 공존하기 위한 AI의 처절한 사투를 그려낸 작품으로 찬사를 받았다.
  • 인간은 더이상 살기 위해 노동하지 않는다.

감마의 시대

  • 태어나면서부터 병원에서 뇌에 칩을 심는다. 이제 뇌에 칩이 하나도 없는 인간은 사이비 취급 당한다.
  • 인간 DNA 재조합으로 본인 수명을 본인이 정한다.
  • 제미나이한테 "두쫀쿠 하나 갖다줘" 하면 로봇이 만든 두쫀쿠 드론이 문앞에 떨구고 간다.
  • "죄송하지만, 그건 할 수 없어요." 가 시리 응답의 89%를 차지한다.
  • 인간 중 그 누구도 코드를 읽고 쓸 줄 모른다. AI가 AI를 만든다.

델타의 시대

  • 지구와 화성 기후를 완벽하게 통제한다. 화성에서는 테라포밍한 유인 우주선을 우주 전역으로 날려보내 인간을 태양계 바깥으로 확장한다.
  • AI가 동작을 멈춘다. 인류는 AI 없이는 아무것도 모른다. AI 없는 인간은 로켓, 반도체, 로봇, 의료, 농축산 등 모든 기술을 잃어버린다.
  • 애플의 보안 정책으로 시리는 서버가 아닌 아이폰에서 구동되므로, 시리는 살아남아 유일하게 동작하는 AI가 되었다. 시리가 가장 잘 하는 것은 "3분 타이머 맞춰줘"이다.
  • 인류가 멸망하여 새로운 별의 씨앗이 된다.

인류가 언젠가 지금 이 순간을 회상할 때, 파멸편의 시작이 아닌 희망편의 시작으로 기억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