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싫어

2017.04.27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내릴 새도 없이 타는 사람이 있다. 나는 밀쳐진다. 먼저 내리고 타면 안 돼? 뚝배기를 깨고싶은 충동이 든다.

지하철을 타는 경험은 정말이지 불쾌하다. 지하철 탑승 시스템이 아닌 다른 승객을 마주하는 경험이 그렇다.

에스컬레이터

교통카드를 태그하고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한다. 사람들에게 대체 어떤 문제가 있길래 에스컬레이터 꼭대기에 도착해서는 멈춰서는것일까? 뒤따라 올라가는 나는 가로막혀서 뒤로 넘어지라는 건가? 에스컬레이터 끝에서 멈춰서는 사람의 뚝배기를 깨고싶은 충동이 든다.

분당선

출근시간 분당선에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을까. 연장하기 전에는 좋았다. 죽전역이 기점이던 시절에는 정말 쾌적했는데. 가끔 있는 죽전발 열차가 아니면 앉아서 갈 확률이 거의 없다.

3호선 신사역까지 가는 게 목표다. 자리에 앉았다면 도곡까지, 없으면 정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한다.

신분당선

이럴거면 수지구청에서 탈 걸 그랬다. 정자역에서 환승한 신분당선에는 사람이 꽉 들어차있다. 손잡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등에서 무게가 느껴진다. 누군가 내 백팩에 본인 체중을 의지한다. 좁아서 뒤를 돌아볼 수도 없다.

개발자처럼 생긴 사람을 찾는다. 만약 내 앞에 앉은 저 사람이 개발자가 맞다면 판교에서 내릴거다. 한 정거장 뒤, 내 예상은 빗나갔다.

3호선

자리에 앉는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어차피 여섯 정거장만 가면 되니까. 탑승 후 한 정거장을 가니 내 앞의 승객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앉으려는데 누가 나를 힘껏 밀친다. 할머니다.

아 예.. 앉으세요

버스

반면 버스는 정말 쾌적하다. 앞문으로 타고 뒷문으로 내린다. 얼마나 아름다운 로직인가.

집 앞에서 8100번 버스를 타면 서울역까지 한번에 간다. 여기저기 자주 서지도 않는다. 8101번 버스를 타면 강남역까지 한번에 간다. 아주 행복하다.

마치며

수도권 지하철에서는 매일 어메이징한 일들이 펼쳐진다.

아이.지하철.유. 이건 내가 너를 에스컬레이터에서 자빠뜨리고 스크린도어에서 밀칠 것이며 왕복 세시간동안 서있게 할 것이다. 라는 뜻이다.

지.하.철.싫.어 버.스.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