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을 보내며
나는 그냥 아무렇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여러번의 약속을 했지만 결국엔 단 한 개도 지키질 못 했어

2019를 보내며 쓴 회고에서 새해 다짐을 했는데요. 더 많은 영화를 보고, 더 많은 공연을 보겠다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플래너

올해는 플래너를 안 샀는데요. 내년 플래너는 샀습니다. 사실 일정을 기록하는 건 디지털이 더 편하고요. 했던 일을 기록하기 위해 샀어요. 올 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돌이키는 일이 어렵더라고요. 결국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 보기 위해 캘린더 앱을 봤는데, 많은 기록이 있진 않아 아쉬웠습니다. 미래를 계획하는 것 보단 오늘 하루를 기록히기 위해서 샀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즐거웠던 것들을 추려봤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순서는 순위와 관계 없습니다.

올해의 영화

테넷

영화관에서 세 번 봤습니다. 역시 놀란 선생님은 저를 놀라게 하는군요. (하하하 ^^) 이 영화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기도 전에 장면 전환을 해버리고 새로운 정보를 휘몰아치는 불친절한 연출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 연출이 구린 것이냐 하면 놀란 선생님 단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액션이 미친수준으로 발전했기도 하고 인셉션보다 다섯배는 곱씹을만한 장면들을 연출했으니 이것도 나름의 맛이 있습니다.

우주인 조안

올해의 드라마

[HBO] 이어즈 & 이어즈

초반부 연출이 아주 돌았읍니다. 출산에서부터 년과 년이 빠르게 흐르는데, 아 이 드라마 제목은 이어즈 앤 이어즈가 아니면 안된다 싶어요. 누가 이렇게 잘 하는거죠? 오랜만에 왓챠로 해리포터를 다시 봤는데, 마법사의 돌에서도 이걸 느꼈어요. 영국이 잘 하는 건가? 이건 사대주의가 아니라 그냥 좋은걸 좋다고 하는거에요.

[HBO] 위 아 후 위 아

적당히 잔잔하고 먹먹하고. 그 와중에 미국의 개인주의가 너무 갔는데 싶을 정도로 잘 드러나기도 했고. 저게 스탠다드야? 아니겠지 설마.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건 바로 아들럼이 엄마 뺨싸다구 날릴 때.

[Netflix] 퀸스겜빗

체스는 암것뚜 몰라요. 체스 지식이 없어도 편안하게 볼 수 있었어요. 여기에서도 가장 깊게 박힌 장면은, 엄마가 미성년인 딸에게 수수료 제안을 하는 장면이었는데요. 동양이랑은 사고가 다른걸 다시 한번 알았어요. 서양은 성인이 되지 않은 사람도 독립 개체로 보는구나 싶어서. 주체성을 인정받고 주도적인 결정을 하도록 존중받는구나 싶어서. 요즘 어떤 기업에서도(심지어 대기업은 왜?) 얘기하는 주도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려면 자아가 형성될 때 자연스러운 학습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네는 그럴 기회를 받은 역사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 바보야, 문제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개인을 독립 주체로 못 보는거라고!

[FX] 데브스

무엇보다 강렬하게 남은 장면은 rsa알고리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씬. 아아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있어보이는 척만 했는지. 진짜 개발자의 대화를 본 것 만으로도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다만 개발자들이 산속 하이킹으로 출퇴근을 하는 설정은 좀 아쉬웠는데, 사실 내가 그러지 못해서 그렇지 건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실리콘밸리 트렌드긴 하니까 ㅇㅈ하겠읍니다.

[Netflix] 스위트홈

첫 회는 보기 많이 힘들었는데요. 정을 붙일만한 캐릭터가 단 하나도 없어서요. 보는 내내 불안감만 만들었어요. 다만 이게 후반으로 가면 갈 수록 ‘사연 없는 사람 없다‘를 위한 빌드업인 것을 알 수는 있었습니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어요. 진실이 무엇인지 감추고 아슬아슬 선타는 연출은 아쉬웠습니다. 긴장을 해소하고 안전을 느끼는 구간이 불안불안해서 보는게 편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크리쳐를 보는 맛이 좋았읍니다.

올해의 음반

Chromatica

올해 이걸 가장 많이 들었더라고요. 바이닐 샀는데 이사를 하는 바람에 배송 꼬여서 못 받았지 뭐에요.

올해의 게임

Bloons Adventure Time TD

원숭이가 풍선 깨는 바로 그 게임인데요. 어드벤처 타임 테마로 나왔어요. 꽤 재밌어서 2만 2천원을 결제했읍니다.

사이버펑크2077?

이거 하려고 3080 샀는데 왜 쉬움 난이도에서 계속 죽는거지? 계속 죽어서 뭘 할 수 가 없는데요. 그래서 저는 깔 수도 없어요 깔깔

올해의 서비스

런드리고

빨래없는 생활 162일 째! 구독형 세탁 서비스 중 가장 사용자를 배려한 것이 느껴집니다. 다만 새로 바꾼 폰과 런드렛을 페어링하지 못해 예전 폰을 초기화 하지도 못하고 계속 써야한다는 점은 아쉬워요. 월 5만원으로 4번의 빨래가 가능하다는 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방 넓이가 건조대 넓이만큼 넓어진다는 건데요. 옷걸이이자 건조대는 항상 펼쳐있는 탓에 방이 반 평은 줄어들었는데, 반 평 넓어집니다.

알고보면다별거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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