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행복할 땐 왜 글이 써지지 않는 것일까

누군가 어딘가에 쓴 문장이다. 이 문장은 내게 깊게 남았고, 크레딧을 정확히 남기고 싶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탓에 누가 쓴 글인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는다. 이렇게 무책임한 인용을 부디 용서해주길.

가끔 블로그를 돌아볼 때면 저 문장이 머릿속을 맴돈다. 새 글을 쓰지 않는 것은 내가 행복하다는 것일까?

나는 내 머릿속을 장악하는 생각을 글로 쓴다. 그러면 그 생각은 구체화되고 이제 더 이상 내 머릿속을 장악하지 않는다. 일기를 쓰던 4년 전부터 이 경험을 했고, 누군가 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이 기능을 극대화 했다. 블로그에 쓴 글들은 대부분 시도때도없이 튀어나오던 생각이었고 그 생각들은 이제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이런 경험들로 한동안 부정적이며 불행한 생각을 글로 빼내기 시작했고 한결 편해졌다. 그나마도 그게 불특정다수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못 된 짓임을 인지하고 나서는 하지 않으려고 하고.

행복할 땐 글이 써지지 않는다. 행복한 감정을 글로 써내는 순간 부정적인 생각과 마찬가지로 정돈되어 취해있을 수 없게 되니까.

그러다보니 딱히 쓸만한, 누군가 보고 영향 받을만한 글을 쓰는 것이 두려워졌고 그래서 어떤 글도 쓰지 않게 되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내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원천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쥔 에너지를 발산하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나누고 나눠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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