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
월간 치치
황당수당 이야기
노동자로서 자신의 임금을 책정할 때(사실 자신의 임금을 스스로 책정할 수 있는 노동자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황당수당을 고려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황당수당이란 황당한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받는 수당입니다. 살다보니 별 황당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더군요. 뭐 아무튼 본인이 제공하는 서비스 그 자체만 고려할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 왜냐면, 나는 황당한 일을 하지 않는데 다른사람 황당한 일 하고있는 것 보면 혈압오른단 말이죠? 그러니까 자신의 황당수당이 어떤 항목인지 잘 챙겨서 그런 점들로도 합당한 보상 받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떡볶이 집 이야기
집 앞 떡볶이 집에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결국 가서 떡볶이 포장을 해 온 날입니다. 떡볶이와 어묵 포장을 주문하는데 주인내외가 굉장히 딱딱하고 굳은 표정으로 주문을 받고 포장을 시작해주시는 것 아니겠어요? 옆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무리들이 가게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주인내외는 그 무리들을 아주 흐뭇하게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태도의 차이가 묘하게 불쾌했더랬죠.
집에 와서 떡볶이를 한 입 베어무는 순간, 떡이 오래되어 딱딱하고 쉰 내가 났습니다. 그 굳은 표정은 상태를 알면서 파는 양심의 가책이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다시 그 학교 앞 떡볶이 집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페스티벌 이야기
어떤 기억은 까맣게 잊고있다가도 갑자기 튀어나온다. 예를들면 내 인생 첫 페스티벌에서 누군가에게 마스카라액 테러를 당했던 기억. 그 기억은 한 7년간 어딘가에 묻혀있다가 뜬금없이 튀어나왔다. 게다가, 지금처럼 그 기억이 튀어나왔던 순간들까지 고구마줄기처럼 같이 꺼내온다. 글쌔 그러고보니 왜 마스카라액 테러 당한 기억이 번쩍 들었는지를 잠깐 잊었다가 다시 또 번쩍 알았다. 바로 내 헤드폰에서 NERO가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NERO가 라이브셋 했던 그 공연은 정말 최고였지 마스카라액 테러 당한 것만 빼면. 마스카라액 테러란 내 새하얀 후드티에 누군가 마스카라액을 왕창 튀겨둔 것을 말한다.